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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책

[기록-책] 스노볼(박소영/창비)

욕심꿈나무 2020. 12. 13. 08:51

"거의 최종 결말수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 소설을 읽으실 분들은 뒤로 가기 눌러주세요. 당장."

 

 

1.

그 희망마저 없다면, 모두가 똑같이 허름한 집에서 살면서 똑같은 학교를 다니고 똑같은 발전소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 이 관성적인 삶을 하루도 더 버틸 수 없을 테니까. -p.26

→ 좀 오그라드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예술가의 혼을 가진 사람들은 유독 더 이런 경우가 많은거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남들처럼 그저그런 하나의 부속품으로 살고 싶지 않고 '나'란 사람을 알리고 그를 통해 자아성찰을 실현하는 사람들. 관종하고는 좀 다른 느낌인거같다. 나도 한때 관종으로서 살아본 경험에 의하면..

 

2.

내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최고의 일 년이 지금 내 앞에 펼쳐져 있구나, 하는 미친 생각이 들고 말았다. -p.165

→여기서 주인공인 초밤이 설렘을 느끼는데 나까지 덩달아 설렘을 느껴버린 구간이다.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이 글을 보며 타이핑하는 지금 이 순간도 그 때의 그 설렘이 느껴질정도로. 너무 공감되고 내가 초밤과 같은 상황이였어도 나 역시 같은 선택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3.

"(중략) 유능한 디렉터를 만나지 못하면 그 어떤 액터도 사랑받지 못해." -p.166

→ 이건 너무 현실고증이 잘된 표현이 아닐까 싶다. 분명 다른 세계의 사람들인데 기본적인 습성(?)은 변하지 않는 거 같아 서글퍼졌다.

 

4.

액터가 디렉터를 위협하는 건 중범죄에 해당하니까. -p.201

→ 이것도 바로 위의 3번과 비슷한 느낌으로 표시해둔 문장이다. 머릿 속으로 스쳐가는 사건들은 많으나, 굳이 언급해서 논란을 일고 싶진 않으므로 패스.

 

5.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고,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사람은 해리다. -p.225

→ 초밤이 슬슬 해리와 본인을 동일시 하며, 흑화(?)하는 부분이라고 느껴져서 표시해 두었다.

 

6.

"너희 모두가 처음부터 고해리가 되기 위해 태어난 거지." -p.363

→ 이 문장때문에 아차 싶어서 상단에 스포일러 주의 글을 게시했다. 이 부분에서 진짜 머리를 한대 띵- 하고 맞은 기분이였다. 소설 초반부터 도플갱어는 3명까지 있다는 언급을 몇 번 봐서 3번째 고해리까진 그런가보다하면서 봤는데 여기서 4번째 도플갱어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들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자세한건 소설에서..

 

7.

"어른이라는 작자들이 말하는 옳고 그름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중략)" -p.382

→ 요즘 애들말로 ㅇㄱㄹㅇ ㅂㅂㅂㄱ ㅃㅂㅋㅌ 다. 어렸을 때는 주로 부모님 혹은 선생님에 의해 많은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데 내가 어른이 되어보니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도 알겠지만 결론적으로 그들은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으며, 항상 본인의 선택에 따른 책임은 본인만이 질 수 있다. 그건 부모님도 마찬가지. 그렇다고 주변 지인들의 말에 귀닫고 살라는 말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참고'만' 해야지, 거기에 휘둘려서 결정해봤자 책임져주는 사람 아무도 없고 피해는 오롯이 본인만이 짊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너무 어른들이 말하는 삶에 자신을 가둬두고 맞추려 하지 말고 본인이 하고 싶은걸 하면서 심장이 뛰는 일을 하면서 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다고 맹목적으로 학업에 소홀하고 일탈을 일삼으란 뜻은 아니다. 알아서 잘 판단하길.. 무엇보다 본인만의 확실한 신념과 비전을 갖는게 중요하다.

 

8.

이 트리 하나를 밝히기 위해 바깥세상에서는 누군가 지금도 쳇바퀴를 돌리고 있겠지....... -p.465

→ 이 책에서 내포하는 의미는 조금 다른듯 하지만, 내가 느낀건 어떻게 보면 좀 흔해빠진 생각인 모든 사회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나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다를 느꼈다. 내가 집에서 편하게 물건을 받아보고 우체국가서 편지나 택배보내고 하는 것부터 일련의 모든 것들은 다른 이들의 노동과 정성이 들어갔기 때문이며, 그 덕분에 내가 지금 이렇게 편하게 따듯한 곳에서 리뷰를 쓸 수 있는것이다.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스노볼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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